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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기회 끝 위기인가?
허 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6년 08월 18일 (목) 15:57:27 식품위생신문 iweekly@hanmail.net
   
  허 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6년도는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지속가능개발목표가 새로운 국제협력 패러다임으로 등장하여 각국이 이에 기초한 이행전략 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기 국제개발협력 로드맵이 금년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가 2010년을 전후로 OECD 개발협력위원회에 가입하고 관련법이 만들어지면서 ODA 예산이 전체 공여국 가운데 증가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관련 공공, 민간기관, NGO들에게 ‘블루오션’이 되었다.

담당부서와 조직이 국내,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주관부처와 발주처로부터 하나라도 더 사업을 따오려고 뛰어다니고, 조금이라도 다른 경쟁기관을 앞서서 ‘주도’하려고 애썼고, 해당분야의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달려갔다.

짧은 5년이 지났다. 우리나라가 작년까지 도달하겠다고 공언한, GNI 대비 ODA 예산비율 0.25% 목표는 실제로 0.14% 정도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지나친 과욕이었다고 생각해서 향후 5년간의 새로운 목표치는 2020년까지 0.20%로 설정되었다.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준보다 좀 높게 설정하는 국제적 관례에 따랐다고 하니 도달하게 될지 알 수 없다. 아직 바다의 색은 파랗긴 하지만 옅어지고 있다. 2년마다 새로이 배치 받는 공무원은 용어 파악에도 시간이 걸린다. 사업을 시행하는 공공기관은 사업비 정산과 감사 대비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연구기관은 연구보다는 정책지원 사업으로 정부가 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다.

대학은 산학협력단에서 국제협력사업을 통해 재정을 보완하고 단기 연구교수를 채용하고 있으니, 더 이상 상아탑이라고 할 수 없다. 한편, ‘글로벌’, ‘국제협력’이라는 이름을 단 조직과 부서는 재빨리 만들어졌는데 전문인력은 그렇게 할 수 없다. KOICA의 사전조사차 1주일 정도 캄보디아에 갔다 오면 동남아시아 전체의 전문가가 되었다.

아프리카에 두어 번 다녀온 사람이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로 학회에서 발표를 한다. 어디든 제 할 일을 제대로 찾지 못한 채, 조급하게 모양만 갖추려는 모습이다. 여기저기서 세미나, 워크숍이 열리지만 대부분 해외에서 시행한 사업에 대한 사례발표의 수준이다. 공부를 할 분위기가 아니다.

농업・농촌개발 분야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 예산은 10년 전에 비해 스무 배 가량으로 늘었다. 지금도 꾸준히 늘어서, 지난 3년간 2014년 141억 원, 2015년 148억 원, 2016년 156억 원이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한다.

2015년 7월 열린 국제농업파트너십포럼에서 농식품부는 그동안의 농업・농촌 ODA사업들이 평가 결과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토로하였다. 지난 7월말 열린 농식품부의 농정성과 워크숍에서는 체험할 수 있는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성과가 보고되지 못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협력사업이 발굴, 시행되는 속도만큼 사업의 성과도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예산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인력의 전문성이 10년 만에 스무 배로 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기대와 현실의 흐름 속에서 지난 10년을 보낸 우리 연구원의 국제개발협력 연구와 사업은 어떻게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것일까? 농업분야 개발협력의 ‘큰 그림’을 그리고 농정을 ‘선도’하며 관련 기관간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위탁한 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면서 수탁 실적도 올려야 한다는 현실이 있고, 그 와중에 전문성 있는 담당인력은 부족한 여건에서 고군분투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동안 전략과 모델 개발에 치우치면서 개발협력 관련 국제적 이슈에 대한 본격적인 학습과 연구는 드물어서 내공을 쌓고 전문성을 높이는데 등한시했다. 사업시행기관을 지원하기 위하여 개도국의 농업여건과 잠재력, 개발수요 등을 분석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한 적이 없었다.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희망은 연구의 성과와 수집된 자료가 뒷받침해 주어야 가능하다는 점을 절감하지 못했다. 국제적 동향에 관한 이론적 무장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에서 제대로 관련 인력을 육성해 본 적이 없다. 연구원 차원에서 중장기 추진방안을 수립한 적은 있지만 결국에는 담당자와 담당부서에게 방임해 온 것은 아닌가라는 반성이 필요했다.

국제개발협력, 기회 끝에 위기인가? 조바심으로 판단하는 한 그렇다. 성과를 향한 단기적 인식은 우리 사회의 조급함을 반영한다. 연구원의 담당조직과 인력은 그동안 국제개발협력의 성과에 대한 인식의 부침과 다르지 않게 변화를 거듭해 왔다.

기회 끝에 위기에 달한 이제, 농업・농촌개발, 국제개발협력, 개도국이라고 하는 기능-분야-지역의 ‘삼각역량’이 함께 하는 조직과 인력이 구비되어 제 할 일을 제대로 장기적 안목으로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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