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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의 농산물 수급관리에 대한 제언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2017년 07월 24일 (월) 16:11:13 식품위생신문 iweekly@hanmail.net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농정 방향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주요 정책 목표 중 하나인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우리 농업이 선진국과 크게 다른 점은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배추·양파와 같은 노지채소류는 물론 시설채소·과실류도 가격이 폭·등락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간 정부는 농산물의 가격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해왔지만 오히려 정부가 시장에 너무 깊숙이 개입해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생산자의 자율적 수급조절 능력이 취약해지고, 단기적·대증적인 대책을 남발해 시장참여자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거 정책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정부는 새로운 농산물 수급관리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제도화된 수급관리 시스템을 확립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 긴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산지폐기·긴급수입 등으로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하고 일상적인 수급관리는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 자율적으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우선 제도화된 정부 수급관리 정책으로는 현재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산안정제의 확대가 필요하다. 생산안정제란 계약물량의 일부를 수급조절에 활용하는 대신 농가에 평년가격의 80%를 보장해주는 새로운 수급관리 제도다. 이는 일본의 ‘야채가격안정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게 변용해 도입한 것으로, 수급조절과 농가소득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생산안정제가 농가소득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선 엄격한 제도 운용과 보완이 필요하다. 제도 시행으로 인한 과잉생산을 억제하려면 가격보장률을 일률적으로 평년가격의 80%로 고정하지 말고 생산자의 출하 물량과 연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생산자가 계약물량을 출하했을 때에만 평년가격의 80%를 보전하고, 과잉 또는 과소 출하하면 보전액의 일부를 감액하는 등 생산자의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보완대책 없이 가격하락에 따른 손실만을 보전해주면 최저가격보장제와 다를 것이 없게 돼 잘못하면 과잉생산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둘째,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 산지폐기·수매비축 등으로 과잉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정책은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 유럽연합(EU)도 직불제 위주로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고 있으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락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시장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셋째, 일상적인 수급조절은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보다 농협 등 생산자단체 중심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농협에서 파종에서부터 수확단계에 이르기까지 자율적으로 수급을 조절하려는 시도는 시의적절하고 의의가 크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농협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아 농협만의 노력으로는 수급조절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농협·자조금단체·산지유통인 등을 망라한 품목별 전국 조직을 결성하고, 이들이 수급조절 기능을 담당하게 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농산물 수급관리 개선 방향을 제시해봤다. 이제는 정부가 가격변동에 일일이 대증적으로 대응했던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산안정제라는 틀 속에서 생산자의 자율적 수급조절을 유도하고 정부는 긴급 상황에서만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돼야 할 것이다.(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교수/서울대 농과대학 졸업 / 미국 위스칸신대 경제학 박사/E-mail : dhkim@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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